현재 근무하시는 회사/기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TPVC(Translational Platform-Virology and Chemotherapy)는 벨기에 루벤대학교(KU Leuven), 레가연구소(Rega Institute) 산하 연구실로 2018년 문을 열었습니다. 바이러스와 항암치료 분과 내에서 수행되고 있는 다양한 기초과학 연구의 산물을 임상과학에 실제 적용될 수 있게끔 연계해주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하는 곳입니다. 항바이러스제, 항암제, 그리고 DNA 백신 개발과 관련된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공부/연구/직업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한국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할 곳을 찾는데 3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1. RNA 바이러스와 숙주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곳 2. 해외 3. 재정 지원. 운 좋게도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항바이러스 개발과 관련된 마리-퀴리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합격하게 된 곳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이었습니다.

 

네덜란드 과학 기술자 협회와 인연을 맺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과협과 관련된 에피소드나, 과협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해주셔도 좋습니다.

위트레흐트가 도시 규모도 크고, 대학도 큰데, 그에 비해 한국인 과학자가 많지 않아서 좀 아쉬웠는데요. 협회 통해서 네덜란드 전역에 계신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처음 박사과정 시작했을 때, 언어∙문화 차이 때문에 고민이 많았었는데, 협회에서 만난 분들과 어려움도 나누고, 해결방법도 나누면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현재 거주하고 계신 나라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 및 해당 국가로 이동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덜란드 옆 나라 벨기에로 루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플란더스 지방이라 언어는 같지만 조금 더 보수적이고 덜 단도직입적인 문화라고 느껴집니다. 옮기게 된 이유는 저는 쭉 기초과학을 해온 사람인데, 좀 더 실용적인 연구를 하고 싶기도 했고, 그렇다고 바로 산업계로 가기에는 제가 그걸 좋아할지 알고 싶어서 그 중간 지대에 있는 중개연구를 하는 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인더스트리와 아카데믹 커리어 사이에서 고민이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커리어를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만한 점이 무엇일까요?

저도 아직 고민하는 부분이라 정확한 답은 모르겠지만,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직업의 이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지, 또는 어떤 조건을 꼭 피하고 싶은지 등등 스스로가 원하는 직업의 특성을 학위 과정 동안 또는 현재 있는 위치에서 충분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직업군은 다양하고 또 본인에게 맞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까요. 학교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학교 밖에는 어떤 기회들이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은데, 커리어 박람회나 세미나 등에 참석해서 눈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네덜란드 과협에도 정말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니 과협 행사에도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물학 전공이라면 매년 열리는 Biobusiness summer school도 추천합니다.

 

현재 근무 중인 포지션을 어떻게 찾으셨는지 궁금한데, 어떤 경로로 찾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위트레흐트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 소개로 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가지고 계신 직업에서 필요로 하는 중요한 능력/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Flexibility & Resilience. 유연한 사고와 복원력을 꼽고 싶네요. 저는 지금 여러 명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관리 감독하고 있는데, 일의 진행이 항상 예상대로 가는 게 아니고 때로는 정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어서 이런 부분에 잘 대응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 2가지가 팀을 위해서도 저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답변자님 깨서 현재 근무하시고 있는 분야의 미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제 분야에도 AI와 로봇이 많이 도입되고 있기는 하지만 연구의 대부분 과정은 여전히 숙련된 실험실 테크니션과 전공지식을 갖춘 연구인력을 꼭 필요로 합니다. 이번 팬데믹이 안타깝게도 마지막일 것 같지는 않아서 한동안은 특히 더 많은 바이러스 전공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답변자님의 전공분야에서 연구자/전문가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로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이 주목을 받지만, 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바이러스학은 그 자체로 참 매력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생명체에는 그 생명체를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또 바이러스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도 있답니다. 어떤 분야를 선택하시던 본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재밌는 연구를 하시길 바랍니다.

KOSEANL X KSAN 릴레이 인터뷰 아홉번째– 유혜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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