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근무하시는 회사/기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테진 아라미드 (TEIJIN Aramid B.V.)는 이미 70년대 네덜란드내 Twaron 이라는 고기능 아라미드 특수 섬유를 개발 및 판매를 시작하여 현재 전세계 물량 1위의 기업으로, 특수 재료 기업 테진그룹 (TEIJIN.com) 계열사 입니다. 강철보다 가벼우면서도 5배이상 강하며 섭씨 500도가 되서야 연소가 시작되는 재질을 이용하여 자동차 타이어, 선적 케이블및 테이타 케이블, 방탄복, 소방복 등 안전성이 중요한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이상 재활용에 기반한 생산을 가동하고 있으며, 최근 그 응용분야를 넓히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Teijinaramid.com) 본인은 방탄제품 시장 담당으로 6여년전 근무시작하여, 최근 기업 전략 정보 및 분석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공부/연구/직업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까지 마치고 네덜란드인인 남편을 만나게 되어 2000년부터 줄곧 네덜란드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완벽한 사람은 없나봅니다. 😉 네덜란드에서 살게 된 계기는 이러하나, 대학교 시절 대만에서 개최된 학생 세미나 및 첫 직장에서 목격한 글로벌 시장 조사에서 이미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 일할 생각이 있었습니다. 소시적 동기부여가 지금까지 영향을 미쳤네요.

 

네덜란드 과학 기술자 협회와 인연을 맺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과협과 관련된 에피소드나, 과협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해주셔도 좋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네덜란드 과협에 가입하게 되었는데요, 아쉽게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협의 회원 및 협의 내용이 기업보다는 학계위주로 진행되는 듯 하여, 제가 도움이 못되는 듯 합니다. 최근 다양한 기술 발전 관련 내용은 이미 많이 다루고 있으나, 추가적으로 그 기술을 이용하여 어떤 비즈니스를 추구할 수 있는지나 현지에서 비지니스 하기 등 주제를 다양화하면 더 폭 넓고 재미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인 뿐 아니라 현지의 전문인과 같이 네트워크 할 기회를 마련하는건 어떨까요?

 

네덜란드에서 일자리를 구하는데 한국 혹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특별히 다른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나요?

한국에서 일한 경력이 많지 않고 오래전이라 직접 비교는 어렵겠습니다만, 네덜란드에서 직업 구할 때의 몇가지 경험을 공유하겠습니다.
네덜란드의 문화는 서양의 합리성은 물론 외부에서 보기엔 무례하다는 오해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직설적인 경향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일해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 과의 네트워크가 아주 강합니다. 직장 옮길 때 이런 네트워크가 중요하고 일차 네트워크를 통해 이차 네트워크를 형성하는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인터뷰 할 때 본인과 회사 및 현재 회사의 구성원과 잘 맞겠는지, 본인이 뜻하는 바를 이곳에서 배우고 성장 할 수 있겠는지 미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두고 사전 리서치 뿐만 아니라 인터뷰때 질문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관심이 많으면 질문을 하게 되므로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회사의 강점 및 약점, 전략이 무엇이고 어떤 성장 기회가 가능한지 조사해 두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생각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 화란인으로서 본인이 네덜란드인과 달리 어떤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고 이것이 회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두세요. 국제화및 다양한 인재양성이 특히나 국제적 기업입장에서는 중요합니다.

 

네덜란드의 특별한 연구 분위기/연구 환경/연구 문화가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네덜란드내 삼성 및 필립스 같은 다국적 기업에서 일해 봤고, 그외 네덜란드 본사를 두고 글로벌 운영하는 몇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어, 이거 어제 결정한거 아니었어?” : 네덜란드에서는 한 주제에 관해 여러 사람과 끊임없이 협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걸 두고 “polder 문화” 라 부릅니다. 회사내에서도 윗사람 뿐이 아니라, 실무 관련 전문가, 이에 영향받는 다양한 부서 사람들과 오랫동안 협의가 계속되는데, 한국식 의사 결정에 익숙했던 때에는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다음날 또 협의를 계속하는가 의문이 많았습니다. 대다수가 공감할 때 까지 토론이 끊임 없이 계속되어 신속함 보다는 다수와 토론의 자리를 형성하는게 더 중요하고 이게 기업의 의사 결정 및 전달체제에도 많은 경우 자리 잡은 것이죠.

“Doe normaal” (과장하지 말아라) : 북유럽 문화를 공유하는 네덜란드에서는 개인의 자유가 아주 중요합니다. 방금 잠자리에서 막 나온 것 같이 뻗친 머리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전 네덜란드 국민건강부 장관처럼 튀는 신발 신고 기자회견 하기도 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유럽을 돌아 방역이 중요할 때에도, 함부로 개인의 이동경로를 묻거나 하는 한국식 방역을 안(못)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많거나, 유명하거나,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남들과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는 문화가 자리잡혀 있습니다. 한마디로 튀면 눈총을 받는것이죠. 열심히 공부해서 일등하거나, 돈 많이 버는 것 보다는 오히려 순간순간의 행복을 느끼며 여유있게 사는게 훨씬 중요한것이죠. 그래서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인가 봅니다. 너무 모든것에 최고를 지향하지 않아도 나라의 기본제도가 잘 구축되어 있어 국민 대다수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덜 위계적인 조직문화” :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특히 덜 위계적인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조직에서의 위계질서 이전에 개개인을 존중하고 맡은 직책을 정상적인 상황에서 이행하는것이 중요한 것이죠. 상식이라고 생각되지만, 한국회사에서는 금요일 오후에 다음주 초까지 끝내라는 추가 업무지시를 내리는 한국 상사가 생각보다 꽤 되지요. 네덜란드에서는 사전에 계획하고 이에 맞게 의사 전달하는 건 상사의 책임이므로, 이런 류의 업무지시는 퇴짜를 맞습니다. 이런 기본 문화 때문에 위에서 말한 polder 문화가 발달한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국민문화?” : 개인의 소소한 행복이 중요하고, 관심및 동기부여에 기반한 아이디어나 응용력 관련 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다국적 기업이 작은 나라에 비해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중요한 대량 생산이나 빨리 해결해야하는 고객 서비스, 심지어 고객에 맞춰 커스터마이제이션이 필요한 B2B 개발도 그 속도가 느립니다. 열심히 해 보려해도 이런류의 업종은 네덜란드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듯 합니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추구함에 있어서 국민문화가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듯 합니다. 필립스 같은 다국적기업도 각 계열사마다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일부는 국가 경쟁력에 안맞아 구조를 바꾸는게 이러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현재 가지고 계신 직업에서 필요로 하는 중요한 능력/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일반 기업 비지니스 직종 관련해서 전공이나 경험상 특정 지식, 문제파악에 필요한 분석력, 그리고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 파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개인의 경력과 직위, 그리고 상황에 따라 중요도가 다르겠죠. 저같이 B2B 회사의 전략분석팀에 있으면, 제품 마케팅 및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경험이 전반적인 기업 분석에 도움이 됩니다. 십수년간의 경험이 없어도 요즘 똑똑한 젊은 친구들의 이건 왜 이래야 할 까 하는 분석 및 적극적인 대안제시 역시 중요합니다. 최근 변화하는 기업문화, 특히 네덜란드 기업문화를 고려하면,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지, 그 사람의 관심이나 걱정거리를 들어주고 emphatic 유대관계를 기르는게 필요하겠죠. 어차피 기업을 특정 방향으로 발전하고자 하면 그 변화는 조직원이 수행하는 것이고, 동기부여가 최대한 된 상태에서 뭔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니까요. 이게 쉽지 않은데, 제 최근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

KOSEANL X KSAN 릴레이 인터뷰 여섯번째– 김수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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