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근무하시는 회사/기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TU Delft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습니다.  TU Delft는 유럽 최고/최대의 항공우주공학과를 가지고있으며, 학부부터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여 국제학생들 비율이 꽤 높은 편입니다. Aerodynamics, Structure, Propulsion 같은 항공우주공학의 전통적인 분야는 물론이고, Wind Energy, Aircraft Noise, Climate Effects 같은 최근 주목받는 연구분야에서도 우수한 연구들을 선도하고있습니다. 저는 Air Transport & Operations 그룹에 속해서,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비행을 위한 항공기 예방정비(Predictive Maintenance)에 대한 연구를 하고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유학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14년에 TU Delft에 교환학생을 왔었는데, 엄청난 규모의 항공우주공학과, (당시 저에겐) 새롭고 다양한 연구 분야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학생들의 모습에 매료되었습니다. 특히, Dutch들 특유의 수평적이고 직설적인 문화가 빠르고 정확하고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인 연구과정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네덜란드로 대학원을 오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 과학 기술자 협회와 인연을 맺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Delft 내 한인들 모임에서 알게 되어 연말모임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매년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첫 모임에서 경품 추첨에 당첨되어서 선물을 받아갔던 기억이 나네요. 오랜만에 먹었던 제대로된 한식 도시락도 기억에 남고요. 

네덜란드 내에 아주 어린 학생들부터 이미 상당한 경력을 가지신 분들까지 다양한 위치에 한국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외국 살이는 삶과 일 모두 녹록하지 않은데, 선배님들의 조언들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인 선배님/후배님들을 만나서 삶과 일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더스트리와 아카데믹 커리어 사이에서 고민이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커리어를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만한 점이 무엇일까요?

Industry vs Academia는 박사과정 내내 모든 사람들이 묻는 질문인데, 저도 아직도 고민중인 부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하게 고민중인 두가지는, “내가 뭐를 좋아하는지?” 와 “뭐가 가능한지?” 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연구 프로세스 자체를 즐겁게 하고 있어서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리라면 Industry와 academia 둘 다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두번째 질문도 상당히 중요한데, 특히나 외국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언어, 연봉, 지역, 비자, security (항공우주관련 직종은 국방 관련인 경우가 많아 이 문제가 종종 크리티컬합니다)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가능한 옵션들을 잘 알아보는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직 취직하지 못한 박사과정 학생의 이론입니다….)

 

한국과 비교해서 네덜란드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하는데 특별한 장단점이 있나요?

저는 한국에서 석사, 네덜란드에서 박사를 했습니다. 한국 대학원은 연구실(랩)이 하나의 팀으로 여러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는 느낌이었다면, TU Delft 대학원은 박사과정 한명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할당 받아 집중하게됩니다. 따라서 연구 주제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대신 책임감을 더 많이 갖게 됩니다. 또, 수평적이고 직설적인 네덜란드 학계의 문화 덕분에 지도교수님과 더 많은 discussion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유럽의 다양한 학교와 회사들이 잘 연결되어 있어서 학회나 미팅을 통해 다양한 연구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학생이 아닌 직원 신분으로서 월급과 휴가가 보장된다는 것도 장점중의 하나입니다. 그 밖에는 열심히 연구하고 논문 쓰고, 어느 나라 대학원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덜란드에서 박사과정의 특징과 자리를 찾으신 준비과정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네덜란드 박사과정은 크게 자기가 학비를 부담하는 self funding과 프로젝트에 소속돼서 연구를 진행하고 월급을 받는 project-based funding으로 나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TU Delft Vacancies 페이지에 공고가 비주기적으로 뜹니다. 매년 3월/9월에 동시에 박사과정들이 입학하는 한국/미국과는 달리, 상시채용 형태이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석사 졸업 전부터 미리 주기적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관심이 있는 연구주제나 교수님이 있다면, 직접 이메일을 보내 관련 자리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들 바쁘셔서 보통 답장은 잘 안해주시긴 합니다….)

 

현재 가지고 계신 직업에서 필요로 하는 중요한 능력/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 경우를 돌아보며 생각해보면, 호기심과 끈기가 대학원생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인 것 같습니다. 연구 자체가 모든 일에 대해 why와 how를 물어보는 일인데, 이 질문에 관심이 없다면 연구를 하는 행위 자체가 고통이고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제 경우는 연구 과정의 80퍼센트 정도는 공부, 고민, 번뇌였고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는 시간은 20퍼센트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는 뭔가가 없더라도 꾸준히 매진할 수 있는 끈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 글쓰기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를 좋아하시고 잘하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학업을 하시면서 슬럼프를 겪으신 적이 있나요? 있으시다면,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연구를 비롯한 모든 일들이 늘 술술 풀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정말 열심히 고민한 뒤에도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아예 그 문제에서 손을 떼고 다른 일을 한참 하다가 돌아오면 새로운 눈으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생각날 때가 꽤 있었습니다. 저는 주로 요리나 게임처럼 눈 앞의 복잡한 일에 집중하게 해서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일들을 좋아합니다. 또, 좋은 사람들과 즐기는 맥주 한잔도 슬럼프 극복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TU Delft Faculty of Aerospace Engineering - Wikipedia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주성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OSEANL X KSAN 릴레이 인터뷰 – 이주성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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